[그때 그 순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은 ‘아빠의 냄새’

“우리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지?”
아무 말 없이도, 떠오르는 기억의 냄새가 있어요.

어릴 적,
아버지가 퇴근하고 돌아오면
옷깃에서 담배 냄새와 알콜 향이 섞여서 났어요.

면도 후의 시원한 로션 향이기도 했고요.

그 냄새를 맡으면
“아, 아버지 오셨다”
하고 본능처럼 알았어요.

그땐 그게 아버지라는 존재였어요.
멀리서도 느껴지는,
조용하지만 강한 ‘존재감’.

지금 나는,
세 아이의 아빠가 되었고
가끔 아이들이 내게 안길 때
문득 궁금해져요.

“이 아이들은 나를 어떤 냄새로 기억할까?”

아침마다 커피를 내릴 때,
운전하고 땀에 젖은 내 셔츠,
면도 후의 로션 향,
아이들 이마에 입 맞출 때 스치는 내 숨결까지.

어쩌면 지금도
그 작은 코끝으로
나를 기억하는 중일지 몰라요.

그래서 생각해요.

내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아빠의 냄새는…
그저 향기로운 무엇이 아니라,
안심되고, 따뜻하고, 힘이 되는 감정이면 좋겠다고.

“아빠 냄새 나면 잠이 잘 와.”
“아빠 냄새 맡으니까 괜히 눈물 나.”
“아빠 냄새 그립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기억 속 아빠’로 남고 싶어요.

그건 그 사람의 온기였고,
나를 안아주던 품이었고,
끝까지 믿어주던 ‘존재 그 자체’ 니까요.

아이들에게 어떤 아빠로 남고 싶나요?
그건 향수처럼 눈에 보이진 않지만,
오래도록 남는 향일지도 몰라요.

#그때그순간 #아빠의냄새 #부성애 #기억의향기 #아이와추억 #존재감 #감성일기 #육아아빠 #가족기록 #추억한조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