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순간

[그때 그 순간] "아빠는, 네 나이 때 혼자였단다..."

yong-yong-s 2025. 5. 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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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오겠습니다."
"다녀왔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아버지와의 하루 대화는 딱 이 세 마디가 전부였어요. 그것마저 고3이 되어 기숙사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레 사라졌죠.

어릴 적 엄마를 여의고 나니, 제 곁에 남은 건 하루 종일 술에 기대시던 아버지 한 분뿐이었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술을 놓지 않으셨지만, 취기는 늘 밤늦게야 찾아왔죠.


저는 그런 집 분위기가 싫었고,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3 기숙사 생활은 저에게 '탈출' 그 자체였죠.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고, 집이 아닌 밖에서 느끼는 자유가 그렇게 좋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집과 조금씩 거리를 두며 지내다...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때 제 나이가 딱 열아홉, 지금 우리 큰아들 나이와 똑같았죠.

지금의 우리 큰아들도 그 나이에 딱 맞게, 친구가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살아요.

학교에선 친구들이랑 시끌벅적, 집에선 방문 걸어 잠그고 공부하거나 스마트폰 보느라 바쁘죠.
가족들이랑은 꼭 필요한 말 외에는 대화가 별로 없는 시기랄까요.


그렇다고 사이가 나쁜 건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엄청 좋죠.
동생들이랑도 잘 놀고, 저랑도 가끔 툭툭 농담 주고받고 하거든요.

그래도 같이 보내는 시간은... 예전보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줄어드는 게 느껴져요.

어제가 큰아들 생일이었는데, 오늘은 또 아버지 기일이에요.
아침부터 괜히 마음이 좀 먹먹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들에게 슬쩍 이야기를 꺼냈죠.


"아빠는 말야, 네 나이 때 혼자였단다... 그때 아빠가 제일 후회한 게 뭔 줄 알아? 아버지랑 같이 살았으면서도, '함께 하지 않았던 시간들'이었어."

제 말에 큰아들은 아무 말이 없었어요.
괜히 아침부터 기분만 가라앉게 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사랑한다, 아들.
우리 가족과 함께하는 지금 이 시간,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아보자."

그랬더니 아들이 툴툴거리면서 그러더라고요. "아침부터 우울하네... 뭐야..."

오늘 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다 보면 금방 잊어버릴 이야기일 수도 있겠죠. 그래도 언젠가 문득, 아들 가슴 한구석에 제가 했던 그 말이 작게라도 남아있기를 바라요.


저는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배웠어요.
이제는 그 사랑을 제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우리 아들이 나중에 아빠와 함께한 시간을 후회 없이 기억해주길, 그리고 저 스스로도 '참 좋은 아빠였다'고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

그래서 오늘도 저는, 아들에게 조금 더 장난치고, 조금 더 시시콜콜한 말을 걸고, 조금 더 따뜻하게 안아줍니다.
이 순간들이 쌓여 훗날 후회가 아닌 사랑으로 남기를 바라면서요.

혹시 저 처럼 가족과의 관계나 부모님과의 추억에 대해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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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야기 나누며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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